GPD WIN 4 배터리 교체의 기록
23년 초에 인디고고 펀딩을 통해 배송 받았던 6800U 버전의 GPD WIN 4가 2년이 채 되기 전에 배터리가 배가 불러오는 현상이 발생했다...
사실 이미 한참전부터 조금씩 유격이 벌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애초에 슬라이드 유격으로 처음부터 화면이 들떠 있는 부분이 있었고 그래서 슬라이드를 반복하면서 벌어지는 부분이 있나보다 하고 크게 생각 안 하고 넘기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이건 좀 심하게 벌어진 것 같은데? 싶은데다가 좌우 균형까지 안 맞아서 다른 원인이 있는건가 생각을 하게 됐지만 아래에 키보드 모듈이 있고 키보드를 그냥 봤을 때는 뭔가 배부른 느낌은 아니었어서 배터리 문제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다. 산지 2년도 안 됐는데 벌써 배터리가 저 지경일 거라는 생각이 안 든 것도 있고.
그런데 이 부분 가지고 블루스카이에 글 쓴 게 11월 1일인가? 2일인데 그 때도 배터리를 의심하시는 분도 있고 해서 아니겠지 하면서도 좀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하고 봤는데 키보드가 살짝 들려있는 게 확인되어서 어머나 원인이 배터리가 맞네! 하고 급하게 자가수리를 위해 배터리를 검색했더니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살 수 있는데 배송예정이 1월 5일... 두 달을 저 상태로 버텨야 되네? 덜더러더러더러어러러러
아무튼 구입을 했고 11월 5일에 배터리가 배송되기 시작했다는 메일이 오고 거의 하루에 한번 꼴로 배송현황 업데이트라는 메일이 오는데 들어가서 보면 11월 5일 이후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어서 머리에 ?를 띄우며... 아마 알리를 잘 안 써봐서 못 찾은거겠지 싶긴 한데... 11월 11, 12일쯤 되니까 그러고보니 배터리 직구가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하고 찾아보니 안 된다는 글도 있고 멘붕상태로 이런 걸 좀 알 것 같은 친구들에게도 물어보고 하니 비행기로는 잘 안 되고 배는 된다더라 뭐 이런 얘기를 하고 하 씨 그냥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로갈리X를 구입하는 방향으로 생각해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13일에 오늘 도착합니다 하는 문자를 받게 되고...
그래서 집에 와 보니 배터리가 도착함. 뽁뽁이로 막 둘러서 충격 최대한 안 먹게 해서 왔던데 그건 사진 찍기 전에 떼버려서 없고... 아무튼 이제 삐끗하면 망한다는 생각으로 애들이랑 와이프 자라고 들어가게 해놓고 방에서 혼자 작업을 시작...
GPD WIN 4를 맨 처음 분해할 때 많은 사람들이 애먹는 부분이라고 얘기하는게 이 아랫부분 금속인 척 하는 플라스틱 쪼가리를 떼는건데, 나는 애초에 이 부분이 좀 하자처럼 한쪽이 들뜬 상태로 붙어있었어서 나름 쉽게 뗀 편... 이전에 SSD 교체하면서 떼어놨었기 때문에 이번엔 그냥 드라이버로 한쪽부터 들어올리니 쉽게 떨어져 나왔고
그리하여 SSD 분해할 때 해본 곳까지는 슥슥슥 쉽게 쉽게 감... 일단 배터리는 드러났으니까 뗄 수는 있을 것 같은데...하고 생각하며 잘 보니 까만 방열 플레이트 밑으로 배터리 배선 연결해놓은 게 보인다. 새 배터리를 보니 아니나다를까 커넥터가 저 밑에 있음... 아 저거 안 떼봤는데 저거까지 떼야하네. 망함...
해서 또 열심히 뗌. 안쪽에 서멀컴파운드 붙어있고 그런데 아무튼 이상없이 떼는데는 성공했고 배터리 커넥터를 빼고 이제 배터리를 들어올려야 하는데 어 뭔가 딱 붙어있어. 이거 힘 주다 부러지는 거 아냐 하고 이리저리 힘 줘서 들어올리다보니 뭔가 테이프 같은 거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밑을 잘 보면서 드라이버를 지렛대 삼아 대충 한쪽부터 밀어올려서 테이프 같은 거 떨어지는 걸 확인하고 부러지지만 마라 이러고 힘 줘 가면서 뗌.
해서 제거 성공. 떼고나서 보니 양면테이프 두개로 붙어있는 거였다. 역시 신뢰의 GPD 가내수공업 퀄리티.
새 것과 비교해보니 확실히 원래 쓰던 게 배가 좀 불러있다. 범인 검거!를 속으로 외치고 이제 조립은 분해의 역순...
배터리가 양면테이프 따위로 붙어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 했기 때문에 당황했지만 다행히도 집 창고에 양면테이프가 있었다. 잘라서 대충 원래랑 비슷하게 붙여주고...
조립은 분해의 역순...을 하려는 찰나 첫째가 일어나서 응아 마렵다고 한다. 부리나케 화장실 세팅해주고 플레이트 나사 구멍 위치 까먹기 전에 조용히 나사 박기...를 하고 보니 히트싱크 꼬다리가 뭔가 미묘하게 안 맞네? 내가 위치를 잘못 잡았나? 하고 분해하기 전 사진을 보니 똑같이 미묘하게 안 맞는 것 같이 보여서 별 문제 없는 GPD 가내수공업 퀄리티였군을 속으로 외치며 다시 조립을 하기 전에 아들 뒤처리 해주고 재우러 보내고 다시 작업 시작...
해서 뒷판까지 조립을 해놓고 나사 박기 전에 켜지는지를 확인해야 하니 파워 온!을 시도했는데 안 켜진다. 헉 조졌나! 상태로 혹시 모르니까 충전이 되는지를 한번 보자 하고 충전을 연결하니 충전중이라는 빨간불이 딱 들어온다. 오 괜찮은건가 하고 연결된 상태로 파워 온!을 다시 시도했는데 전원이 켜졌다는 파란불은 들어와있는 상태에서 한참 반응이 없어... 와 조졌나 뭐가 잘못 됐지 하고 식은땀 줄줄 흘리고 있는데 GPD 마크가 들어왔다가 잠시 뒤에 화면이 꺼지더니 또 한참 잠잠... 어어억 하고 멘탈이 갈리고 있는데 GPD 마크가 다시 들어오며 윈도 로딩중이라는 아래쪽 링이 나타난다. 와 완전히 조진줄...
그래서 부팅에 성공했고 배터리 상태를 보니 완전히 0%... 아마 배터리 폭발위험 때문에 완전방전 시켜서 보낸 것 같고 그래서 처음에 반응이 그랬었나 생각이 드는데 일단 켜지는 건 확인했으니 구동에 문제는 없어보이고 후면 버튼도 제대로 작동하는 거 확인.
그렇게 끄고 뒷판 나사를 박고 쪼가리도 다시 붙이고나서 충전을 꽂아놓고 유격을 보니 다시 원래 유격 정도로 돌아온 걸 알 수 있다. 역시 배터리가 범인이었군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순간.
그렇게 충전 꽂아놓은 상태로 작업 중에 나온 쓰레기도 좀 버리고 오고 정리한 다음 켜보니 배터리가 6%까지 충전이 되어 있다. 일단 충전 자체도 제대로 되고 있다는 얘기니까 일단 충전시키고 아침에 다시 켜서 제대로 되는지 보기로 했고 그렇게 잠을 자고 아침에 100%까지 충전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얘기. 이제 스트레스 테스트라던가 해보면서 제대로 동작하는지도 확인해야 하긴 하는데 그건 시간이 허락하면 또 하기로 하고, 일단 삽질의 조립기는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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